[도시주거] 주거정책 방향과 과제: 효과적 주택공급과 포용적 주거권의 제고 2026.01

2026. 1. 28. 13:49아티클 | Article/Issue3. 도시 계획 이슈

도시주거정책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의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627 부동산 대책(금융대출 규제 강화),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과도한 주택 매매 수요를 억제하고 단기적인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는 수도권 3기 신도시 택지개발 및 도심·기성 시가지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가 제시되었다. 30만 호 규모의 3기 신도시 개발과 서울시 기준 연평균 약 3~4만 호 수준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은 수도권에서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노후 주거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주택시장에서의 수요관리 정책와 장기적 공급계획 제시만으로는 주택시장의 구조적인 안정과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다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주거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추진될 필요가 있는 주거정책은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주택공급을 총량적 관점이 아닌, 예측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제시하여 주택시장 내 정부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공급 주택의 질적 수준에 대한 고려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최저 주거 기준만을 충족하는 양적 공급을 넘어,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주택 유형, 가격수준, 입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는 저출생·고령화, 가구 규모 소형화 등 인구학적 변화와 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른 양질의 주거환경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주거 수준의 질적 향상을 통해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시장의 구조적 차이를 반영한 차별화된 정책 역시 필수적이다. 수도권에서는 실질적인 주택 부족이 체감되는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주택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현재와 같은 저출생·고령화 추이와 수도권 집중화가 지속할 경우, 수도권은 주택 부족, 비수도권은 빈집 증가라는 이중적 문제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수도권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이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여건에 부합하는 주거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도심 주택공급 (ⓒPexels)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 또한 주거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그동안 다수의 학술적·실무적 개선 논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민간 건설 부문의 사업성 확보를 위한 용적률 상향 및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에만 집중해 왔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 급등, 원주민 강제 이주 등 경제·사회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 최근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이주한 가구 상당수가 서울 외곽으로 내몰리는 등 주거 취약계층의 거주 안정성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노후한 저층 주거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주거비용으로 인해 경제적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망 역할을 한다. 주거취약가구가 거주하는 상당수 주거지가 노후주택 밀집 지역임을 고려 할 때, 이러한 지역에서의 정비사업은 더욱 높은 수준의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 교외 지역 주택공급은 대량 공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 혼잡, 기반시설 부족, 통근 불편 등 거주민 생활 편의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도심 지역 주택공급은 상대적으로 물량 확보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직주 근접을 통한 이동 시간 단축,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에 따른 탄소배출량 저감 등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적 편익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여 교외 지역과 도심 지역의 주택공급 정책은 상호 보완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부정적 외부효과 저감을 위한 공공 부문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독일 등에서는 기존의 저렴주택(affordable housing) 차원의 주거정책만이 아니라, 교통 및 일자리 접근성을 함께 고려하는 효율적 입지를 갖는 부담가능주택(accessible-affordable housing) 정책을 지향하고 있으며, 코로나 집단감염(Covid-19 Pandemic) 이후로는 도심 내 상업공간 공실을 활용한 주거공급 등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주택공급과 관련하여 물량, 품질, 입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주거공급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포용적 주거정책 (AI  프로그램 생성이미지)

 

결론적으로, 향후 정부의 주거정책은 수요관리와 공급확대 전략을 균형 있게 추진하여 국민의 안정적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공급계획, 지역·계층별 맞춤형 전략 수립, 그리고 경제·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을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포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이한 주거 문제에 동시 대응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고려한 주택공급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주거정책 실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창효 /  yich@hanbat.ac.kr

국립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한국도시계획가협회 상임이사/도시주거정책전문위원회 위원장

2004년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2006년과 2012년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각각 공학사와

공학석·박사 학위를 이수한 후, 2017년에 Univ. of Cambridge에서 방문 연구를 진행하였다. 한국도시부동산학회 상임이사,

대한국토도시계획 학회이사. 한국지역개발학회 이사로 다양한 학술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도시부동산연구주택도시연구와 같은 주요 학술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