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5. 10:30ㆍ아티클 | Article/Issue2. 국내 도시 이슈
자산운용-농생명-기후에너지 특화금융 모델과 실행 과제
1. 전북 금융중심지(가칭)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정부에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공식 신청했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전북 혁신도시 및 만성지구 일원에 3.59km²(약 109만 평) 규모로 조성되는 금융특화 권역 구상이다. 금융모델은 ‘자산운용-농생명-기후에너지’ 특화 금융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 RA(로보-어드바이저), STO(토큰증권), 디지털화폐(CBDC 등) 등과 연계한 생태계 확장을 제시하고 있으며, 서울(종합금융)·부산(해양선박·파생금융)과 기능을 분담·보완하는 국내 금융중심지의 삼각축을 전제로 한다.
추진 경과를 보면 2017년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 이전 이후 추가 금융중심지 지정 논의가 이어졌고, 2019년에는 인프라 개선과 모델 구체화 등을 권고하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었다. 이후 전북은 금융 인프라와 제도 기반을 보완해 왔고,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을 수립(전북연구원 현안과제)했으며, 이어서 계발계획 공고, 도민설명회, 기업·전문가 간담, 도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2026년 1월 29일 금융위원회에 지정 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금융위원회 평가(4~10월) 및 현장실사(7~8월 예정), 연말 심의·의결(~12월)등의 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금융중심지 추진 개요
| 구 분 | 내 용 |
| 명칭 | 전북 금융중심지(가칭) |
| 위치/면적 | 전북 혁신도시 및 만성지구 일원 / 3.59km²(약 109만 평) |
| 총사업비 | 9.6조원(기 추진 개발사업 포함) |
| 특화모델 | 자산운용-농생명-기후에너지 특화금융 + 디지털 기반(STO·RA 등) |
| 핵심 앵커 |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 |
| 참여기관 | 금융위원회, 국토부 등 관계부처, 전북특별자치도 |
| 추진일정 | 개발계획 수립(2025.4~12), 지정 신청(2026.1.29.) 평가(2026.4~10, 현장 7~8), 심의(~12) |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 경과
| 자 | 주요 내용 |
| ‘17.2월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
| ‘17~’25. | 3대 대통령 공약 반영(‘17년 문재인‧’22년 윤석열‧ ‘25년 이재명 정부) |
| ‘19/’23. | 금융위,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보류(‘19),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미반영(’23) |
| ‘19~’25 | 전북도, 금융인프라 및 금융모델 등 개선 추진 전북테크비즈센터 준공(‘21.5월), 금융빅데이터센터 구축(’21.12월), 금융혁신 공유오피스 조성(‘23) ’전북 자산운용 중심 금융모델‘ 방향 설정(’19년 연구용역), 특화 금융모델 실행과제 발굴(자산운용‧기후에너지‧농생명, ‘24년 연구용역) 국내외 금융기관 16개사 유치, 금융전문인력 양성 340명, 핀테크 벤처기업 및 금융빅데이터 기업 양성(연 12개사/’19~) |
| ‘25.8월 | 전국 최초 핀테크 육성지구 지정 |
| ‘25. 4~9월 |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안 수립 |
| ‘25.10~12월 | 공고 및 도민설명회, 기업‧전문가‧도의회 의견수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
| ‘26.1월 |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 |


“연기금 기반 자산운용의 거점에서, 국가 금융구조를 다시 묻다”
전북이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한 질문은 단순히 “지방에도 금융중심지가 필요한가”가 아니다. 핵심은 “왜 전주인가”이며, 그 답은 정책적 근거로 분명하게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전주는 2017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 이후 연기금 운용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 국내 유일의 거점 지역이었다. 둘째, 운용 기능은 전북에 있으나 관련 금융기관, 연관 서비스 산업은 수도권에 집중된 채로 남아 있어, 운용기능과 연관산업의 단절을 해소하는 정책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셋째, 전북의 강점인 농생명 산업, 새만금권 재생에너지·대규모 개발과 연계한 기후에너지 산업은 금융 수요를 내재한 성장축으로, 전주는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이 두 산업을 금융과 결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주가 가진 또 하나의 설득력은 ‘도시 운영 능력’이다. 금융기관과 전문인력이 모이는 도시는 단지 업무공간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국제회의와 전시, 투자설명회, 글로벌 네트워킹을 수용하는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역량, 그리고 방문·체류를 확장하는 숙박·문화·상업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전주가 추진 중인 MICE 복합단지 조성(구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등)과 도심 핵심부의 대규모 복합개발(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계획 등)은 금융도시의 ‘배후 플랫폼’을 강화하는 요소로, 전북 금융중심지 모델이 일회성 지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도시경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다.
따라서 전북 금융중심지 논의는 ‘도시 개발’의 언어로만 설명될 수 없다. 이는 국민연금 운용 효율성 제고, 국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금융 기능 분산에 따른 리스크 관리 그리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하는 금융산업 구조 재편의 정책 과제다. 전주가 제3 금융중심지로서 설득력을 얻는 지점은, 전통과 문화의 도시라는 표상 위에 “연기금 기반 자산운용 클러스터”라는 실체를 얹고, 농생명·기후에너지·디지털 금융을 접목해 기능적으로 차별화된 금융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주를 둘러싼 논의에서는 종종 ‘정주 여건이 충분한가’, ‘인프라가 더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반문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금융중심지 지정의 본질은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강점 (연기금 운용 기능)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인력 · 데이터·지원 체계를 집적시키는 정책적 결단에 가깝다. 전북은 2019년 이후 제기된 권고사항(인프라 개선, 모델 구체화, 이행계획 제시)을 단계적으로 보완하며 준비를 누적해 왔고, 2026년 평가 국면은 그 준비가 ‘계획’에서 ‘실행 가능성’으로 판가름 나는 시점이다.

왜 전주인가?
전주(전북)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연기금 기반 자산운용 기능이 실재한다’는 점이다. 금융중심지가 기존 금융중심지를 모방한다면 설득력은 약해진다. 그러나 전주는 국민연금이라는 앵커기관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관련 기능을 집적·고도화할 수 있는 출발선이 이미 마련돼 있다. 금융중심지 지정은 결국 금융기관의 입지 선택과 인력의 이동을 촉진하는 ‘제도적 신호’이며, 이 신호가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강력한 집적 이유가 필요하다. 전주에는 그 이유가 ‘연기금 운용’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여기서 핵심 과제는 “존재”를 “집적”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국민연금공단과 연계된 금융기관·서비스 산업이 전북국제금융센터 등 중심거점에 모이고, 투자·리스크관리 · 백오피스 · 법률 · 회계 · 컨설팅이 근접하게 결합할수록 운용 효율과 의사결정 속도, 네트워크 효과는 강화된다. 즉 ‘전주에 국민연금이 있다’는 사실은 출발점일 뿐이며, 정책은 이를 산업 생태계로 번역하는 설계와 실행을 요구한다.
농생명·기후에너지 - 지역산업과 금융의 결합 가능성
전북 금융중심지의 차별화는 자산운용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북이 강점을 가진 농생명 산업과 새만금권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기후에너지 산업을 금융과 결합해, ‘지역특화 금융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핵심이다.
농생명 금융은 전북이 보유한 농업·식품·바이오 인프라를 기반으로 푸드테크, 농업데이터, 스마트농업 플랫폼 등 미래형 농생명 산업을 투자·금융상품 개발·보증과 결합해 육성하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 금융은 해상풍력, 태양광, 수소, 에너지저장장치, 전력 인프라 등 에너지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리스크 관리를 결합하는 지속가능금융·녹색금융의 영역이다. 두 분야 모두 산업 자체가 금융수요(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평가, ESG·전환금융 등)를 내재하고 있어, 자산운용 기능과 결합할 때 전북형 금융모델의 현실성이 높아진다.
특히 새만금권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장과 항만·공항 등 광역 기반시설의 전개 속에서, 에너지·물류·제조가 결합한 새로운 산업지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새만금 투자와 같은 대규모 민간 투자 움직임은 전북이 “기후에너지·미래모빌리티 산업”과 “금융”을 결합할 수 있는 현실적 배경을 강화한다. 산업이 움직이면 금융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산업의 속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전북 금융중심지 모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산업의 투자·운영·리스크를 다루는 금융 기능을 지역 내에 구축해, 자본이 지역 산업과 함께 순환하도록 만드는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
또한 전북은 STO, RA 등 디지털 기반 금융기술을 연계해 금융서비스의 방식 자체를 혁신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기존 금융업의 이전’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실증하고 산업화하는 구조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다.


MICE와 옛 대한방직 부지의 도심복합개발 - 금융도시의 ‘배후 플랫폼’
금융중심지는 금융기관의 집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미팅, 투자설명회(IR), 컨퍼런스, 교육·훈련, 전시·교류가 반복적으로 열리면서 도시의 ‘거래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때 MICE 산업은 금융도시의 배후 인프라로 기능한다. 전주가 추진 중인 MICE 복합단지 조성(구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등)은 금융중심지의 대외 신뢰도와 교류 빈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문화를 결합한 도시 브랜드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과 같은 도심 복합개발은 대규모 공개공지·문화·상업·숙박 등 도시 활동을 확장하는 장치가 된다. 금융도시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고급 오피스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다시 찾는’ 도시의 체류 구조다. 이러한 도심 복합개발이 전주의 전통문화 자원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설계될 때, 전주의 도시 브랜드는 “전통을 지닌 금융도시”라는 독특한 결로 강화될 수 있다. 즉 MICE와 도심복합개발은 금융중심지 지정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지정 이후의 성공을 좌우하는 ‘정주·교류·체류’ 기반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인프라·제도·생태계 기반은 어디까지 왔나?
전북은 2019년 추가 지정 검토 과정에서 제시된 권고사항(인프라 개선, 모델 구체화, 이행계획 및 성과 제시)을 반영해 준비를 누적해 왔다. 주요 기반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예정이다.
첫째, 금융 활동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인프라의 확충이다. 국민연금공단 제2사옥(글로벌기금관) 준공, 전북테크비즈센터 준공, 금융빅데이터센터 구축 등은 금융 기능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의미가 있다. 둘째, 제도적 기반 확충이다. 전북특별법상 ‘금융산업 육성 특례’ 반영과 금융산업 육성조례의 전부개정, 핀테크육성지구 지정 등은 민간 금융기관·핀테크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확장한다. 셋째, 유치와 인력양성의 축적이다. NPS 연계 금융기관 유치, 금융전문인력 양성 등은 “계획만 있는 금융도시”가 아니라 “작동을 시작한 금융도시”로서의 근거를 쌓는 과정이다.
다만 이러한 준비가 심사 과정에서 설득력을 가지려면, 인프라 나열을 넘어 “어떤 기능이 어떤 방식으로 결합해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밀도있게 고민해야 한다. 금융중심지의 성공은 결국 콘텐츠의 조합과 실행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




금융인이 ‘일하고 머무는’ 도시 구조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안)은 권역을 ‘중심업무지구-지원업무지구-배후주거지구’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구상이다. 중심 업무지구는 전북국제금융센터 등 금융기관 집적을 통해 시너지를 만드는 핵심 거점이며, 지원 업무지구는 법조타운, 핀테크육성지구 등 금융업무를 뒷받침하는 기능을 결합한다. 배후 주거지구는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인프라를 통해 내외국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생활권을 구성한다.
이러한 3중구조는 단지 토지이용 구분이 아니라, 금융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생활 생태계의 설계’다. 금융기관과 전문인력의 유치는 업무공간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접근성(교통), 글로벌 정주(교육·문화), 외국어 서비스, 의료·주거, 도시의 매력(수변·녹지·문화 콘텐츠)이 함께 갖춰질 때 집적이 가능하다. 전북이 교통·정보통신, 공원·녹지 네트워크, 보행동선, 생활환경 조성 등을 개발계획에 포함하는 이유도 결국 ‘일상의 기반’이 금융도시 경쟁력의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필요”를 “국가의 가치”로 연결하라
전북은 2026년 평가 및 현장실사 국면을 맞아 ‘설득 논리’와 ‘실행계획’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첫째, 지정의 당위는 지역 차원의 기대를 넘어 국가 차원의 실익으로 제시해야 한다. 국민연금 운용 효율성 제고와 운용·연관 산업의 집적에 따른 생산성 향상, 국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금융 기능 분산에 따른 리스크 관리 그리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목표와의 정합성이 핵심이다. 둘째, 지정 이후까지 내다보는 실행계획의 구체성이 필요하다. 인력양성 로드맵, 민간 투자와 금융기관 집적 전략, 정주 여건개선의 우선순위, 서울·부산과의 기능적 연계 방안이 구체적일수록 심사 과정의 설득력은 커질 것이다.
결국 “왜 전주인가”에 대한 답은 두 문장으로 압축된다. 전주는 연기금 기반 자산운용이라는 실체를 가진 도시이며, 농생명·기후에너지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를 포함한 새만금권 산업 전개)라는 지역 산업의 성장축을 금융과 결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도시다. 여기에 MICE와 도심복합개발이라는 배후 플랫폼이 더해질 때, 금융기관 유치와 인재 정착, 글로벌 교류의 반복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이제 남은 것은 준비를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다. 전통의 도시 전주가 금융의 도시로 확장될 수 있는가 - 그 가능성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촘촘한 실행계획에서 결정된다.
김정문 / jm@jbnu.ac.kr
전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조경학 박사
한국도시계획가협회 전북지회장
한국전통조경학회 수석부회장,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전라북도 문화유산위원,
전주시 도시계획위원회 부위원장,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전북대학교 조경학과장, 휴양 및 경관계획 및 경관계획 연구소 소장,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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