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28. 19:33ㆍ아티클 | Article/Issue2. 국내 도시 이슈
행정중심도시에서 진짜 행정수도로 나아가려면 교통 인프라도 그에 걸맞은 정비가 필요하다. 내부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와의 연결도 강화해야 한다. 도시공간이 바뀌는 만큼, 교통체계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
세종특별자치시는 2012년 7월 1일 출범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광역자치단체이다. 수도권의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탄생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그 이름에 걸맞은 ‘진짜 도시’가 되어가는 중이다. 행정기능 이전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대통령 제2 집무실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도시의 중심축이 재편되고 있고, 그 변화는 교통 인프라, 생활 공간, 도시 정체성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획된 도시로 출발한 만큼 세종은 완성형에 가까운 도시 구조를 갖췄지만, 여전히 ‘사람이 머무는 도시’로서의 고민은 깊다. 신도시와 읍면간의 이질성, 공실 문제를 동반한 중심상업지구의 정체, 행정도시 위상을 뒷받침할 광역 교통체계의 부재 등은 지금 세종시가 풀어야 할 선결 과제들이다. 완성된 도시가 아니라 ‘완성되어가는 도시’. 지금의 세종은 물리적 공간의 구축을 넘어 도시다운 관계, 삶의 밀도, 사람의 움직임을 채워나가는 시간에 들어서 있다.
‘행정수도’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간 재편이 필요한 시점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착공된 이후, 2030년 완성을 목표로 대부분의 생활권 개발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도시의 외형보다 기능의 완성이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세종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행정수도 완성’이다. 그 중심에는 국회 세종의사당이 있다. 현재 국회사무처가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며, 부지는 S1생활권 내 중앙공원 인근 유보지로 확정되었다. 대통령 제2집무실의 이전도 함께 논의되면서, 도시 중심부에 실질적 행정기능이 집중되고 있어 중심 지역의 기능 배치, 교통체계, 경관구성이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행정수도로서 공식적인 명칭을 갖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도시기능 변화에 맞춘 유연한 공간전략과 제도적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온전히 갖출 수 있게 된다.


교통 인프라 재설계, 행정수도의 완결 조건
행정수도로서 도시 위상 변화에 걸맞은 도시의 교통 전략이 필요해졌다. KTX 세종역 신설, 대전 도시철도 연장 같은 논의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기능이 실질적으로 집적되면서, 그에 따른 광역 연계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세종시는 원래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도시를 목표로 설계했지만 현실은 그와 달라서 자가용 이용의 보편화로 BRT 하나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거기에 더해 간선도로의 폭도 좁아, 출퇴근 시간엔 차량이 길게 늘어선다. 행정중심도시에서 진짜 행정수도로 나아가려면 교통 인프라도 그에 걸맞은 정비가 필요하다. 내부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와의 연결도 강화해야 한다. 도시공간이 바뀌는 만큼, 교통체계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 도시 안의 두 풍경, 동-읍면 간 간극 해소가 과제
세종시는 연기군, 공주, 청원군의 일부를 통합해 만든 도시다. 행정구역상 하나의 도시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성격이 뚜렷이 나뉜다. 신도시 중심의 ‘동 지역’과 기존 농촌기반의 ‘읍면 지역’ 사이에 정책수요, 정체성, 생활환경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동안의 도시계획은 대부분 동 지역, 즉 행복도시 권역에 집중되었다. 행정타운, 상업지, 주거단지 등과 이에 따른 인프라도 빠르게 조성되었다. 반면 읍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존 농촌 중심의 생활권이 유지되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도시지만, 체감상으로는 여전히 두 개의 공간이 병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격차는 공공서비스 이용 가능성과 접근성, 문화콘텐츠의 밀도부터 삶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차로 20분 거리인데도 도시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읍면 주민들의 말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심적 거리감의 표현이다. 앞으로의 도시계획은 동-읍면 간 격차를 공간정책과 물리적 인프라 공급을 넘어 정서적, 문화적 연대감까지 회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나의 세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경계뿐 아니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 필요하다.









텅 빈 거리와 낮은 체류성, 활력 없는 도시공간의 고민
세종시는 밤이 되면 유난히 조용하다. 중심상업지역이라 해도 늦은 저녁엔 문을 닫은 상가가 대부분이고, 거리는 썰렁하다. 공실 문제는 이미 도시 안팎에서 심각하게 지적되고 있다. 상가가 들어섰지만 사람이 머물지 않고, 점포가 열려도 곧 닫힌다. 세종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박람회와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병행하고 있으며, 도시계획과 유통정책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상권 운영의 문제만이 아니다. 공간구조 자체가 사람을 불러들이지 못한다. 블록 간 거리가 멀고, 보행자가 자연스럽게 머무를 만한 밀도가 없다. 커다란 공간 스케일은 오히려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려 놓았고, 이는 체류성과 회귀성 모두를 떨어뜨리고 있다. 도시계획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결국 상권에 사람이 머물게 하려면, 그 안에 머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업공간의 구조와 위치, 그리고 도시에서 ‘사람이 모이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 행정 중심의 기능 위에, 생활 중심의 활기를 더하는 것. 지금 세종시에 필요한 건 이런 작은 ‘움직임’을 품을 수 있는 도시공간이다.


김성길 / sgkim@kongju.ac.kr
공주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한국도시계획가협회 교육부회장, 대전세종충청지회장
1988년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 1990년 동대학 도시계획전공 석사, 2003년 함부르크공대 도시·교통공학 박사학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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